우근민 전 제주도 지사의 공천논란에 ‘성희롱 전력자는 공천을 꿈도 꾸지 마라’고 단언한 한나라당이 법원도 성희롱 사실을 인정한 현역 시장을 공천하는 자기모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경기도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지난 4월 18일, 2006년 4월 성희롱 논란의 주인공인 송명호 현 평택시장에 대해 6.2지방선거 경기도 평택시장 후보로 공천을 확정하였다.

일명 ‘아오모리 노래방 성희롱’으로 불렸던 이 사건은 2005년 10월 송시장이 시의원을 비롯한 지역인사들과 함께 평택시 자매결연 도시인 일본 아오모리시를 방문했을 때 일어난 일이다. 4월 24일자 오마이뉴스 기사에 따르면 송시장을 비롯한 방문단 일행이 아오모리에 있는 한 노래방에서 유흥을 즐기던 중 송시장이 마이크를 이용해 성기 흉내를 내고, 그 자리에 동석한 여성 인사들에게 모욕적인 욕설을 했다고 한다. 이후 당시 평택시의회 의장과의 기나긴 소송전을 통해 지난 2007년 6월 29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아오모리 노래방 성희롱’사건에 대해 “진실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최종판단을 내렸고, 2009년 진행된 민사재판에서도 송 시장의 성희롱과 여성비하적 욕설이 인정된다고 결정 내렸다.

지난 3월 초 민주당이 성희롱 전력이 있는 우근민 전 제주도지사를 영입한 것을 비판하며 공정하고 깨끗한 공천을 강조했던 정병국 한나라당 지방선거 중앙공천심사위원장은 ‘아오모리 노래방 성희롱’건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이 사건에 대해 철저하게 진상파악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히 평택이 지역구인 원유철 경기도당 위원장(국회의원)이 공천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경기도당 공천심사위원회가 평택 정가에 널리 회자됐고, 당사자간 형사 및 민사재판이 진행된 ‘아오모리 노래방 성희롱’ 사건에 대해 알지 못했을 가능성은 적다.

중앙당 공심위원장이 ‘성범죄 전력자 공천 절대 불가’입장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지역 공심위가 성희롱 전력자에 대한 공천을 확정한 점, 형사재판 확정판결문만 읽어봐도 성희롱 정황이 명확히 드러나는 상황에서 송 시장에 대한 공천이 결정됐다는 점에서 우리는 한나라당이 말하는 ‘클린공천’이 실천을 담보하지 않는 허망한 선언이었음을 알 수 있다. 도대체 한나라당은 무슨 생각으로 기본적인 소양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자를 한 도시의 시정책임자인 시장후보로 공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여성에 대해 이렇듯 전근대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송 시장이 성평등정책이나 여성관련정책에 대해 어떤 생각이나 의지를 가지고 있을지는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공천과정에서 후보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이제라도 송 시장에 대한 공천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 또한 철저하고 공정한 검증과정을 통해 진정으로 평택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후보를 새롭게 선택해야 할 것이다.

I. 성희롱 전력 무시하고 공천한 한나라당을 규탄한다!

I. 대법원에서 인정한 성희롱 전력 부인하는 송명호 평택시장 공천을 반대한다.

I. 평택시민 명예에 먹칠하는 송명호 시장은 평택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 스스로 물러나라!

I. 한나라당은 철저하고 공정한 검증과정을 통해 새로운 후보를 공천하라!

2010. 5. 3

성희롱 전력 송명호 평택시장의 공천을 반대하는 여성․시민사회단체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