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01-1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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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수원여성회 (182.♡.158.58)
 조회 :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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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필자 공무원채용 할당제’에 대한 의견서】
국가보훈처가 지난 1월 4일, 대통령 연두 업무보고에서 ‘군필자 공무원채용 할당제’도입 계획을 발표하고 행정안전부와 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에 들어가는 등 이명박 정부의 군가산점제 부활 시도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보훈처가 도입 계획을 밝힌 ‘군필자 공무원채용 할당제’는 전체 공무원 합격자 중 일정 비율을 ‘군필’한 남성들로 선발하는 것으로, 보훈처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인용한 한 언론사 보도에 따르면 ‘군필자 공무원채용 할당제’의 규모는 군가산점제가 폐지된 지난 1999년 이전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1999년 당시 7급 남성합격자의 비율은 93.4%, 9급 남성합격자의 비율은 79.8%로, 보훈처의 의도대로 군필자 공무원채용 할당제를 도입한다면, 전체 공무원의 80~90%를 ‘군필’한 남성으로 채용하겠다는 것으로, 이는 결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여성할당제’는 1979년 유엔여성차별철폐협약과, 1985년과 1990년 나이로비 미래전략에서 중요하고 의미 있게 다루어진 제도로써, 여성의 저대표성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 조치입니다. 즉 어느 분야에 ‘할당제’를 도입한다는 취지는 단지 동등한 기회를 주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누적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데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보훈처가 제시한 ‘군필자 공무원채용 할당제’는 할당제의 도입취지나 철학과는 전혀 무관한 제도입니다. 군필자가 채용시험에서 ‘군필’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거나 차별이 누적되어 있는 경우에나 가능한 것으로, 이미 대다수가 ‘군필’일 것으로 추정되는 대한민국 공직사회는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국가공무원법, 공무원임용령 등에 근거한 행정안전부의 ‘균형인사지침’은, “여성, 장애인, 이공계 전공자, 지방인재, 기능인재 등의 공직임용을 확대하고 이들 소수집단이 공직 내에서 차별받지 않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근무여건 조성을 위한 채용, 승진, 보좌관리, 능력개발 등의 인사관리 기본방향”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군필자는 위에서 언급한 여성, 장애인 등과 같은 ‘소수자’로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보훈처가 군가산점제를 대체할 수단으로 군필자 공무원채용 할당제 도입계획을 들고 나온 것은 사회적 갈등만 부추기는 꼼수에 다름 아닙니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2년의 청춘을 바친 제대군인들의 수고에 대해 마땅히 국가와 사회적 차원의 칭찬과 위로가 밑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방식이 ‘군필’하고 싶어도 ‘군필’할 수 없는 여성과 장애인 등 소수자의 헌법적 기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되며, 임용을 준비하는 일부가 아닌 제대군인 모두를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정부가 총선과 대선 등 국가적 패러다임 전환기가 될 2012년 새해벽두부터 ‘군필자 공무원채용 할당제’라는 반인권적 방법으로 표심을 얻으려는 의도가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기본 원칙도 철학도 찾아볼 수 없는 보훈처의 인기영합주의식 제도 도입시도는 즉각 철회되어야 합니다.
2012. 1. 19
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여성인권위원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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