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9-01-1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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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수원여성회 (218.♡.99.76)
 조회 :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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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맑을까요
리스 피욜의 작품인 ‘내일은 맑을까요’라는 어린이 소설은 스페인 내전 중에 부모와 함께 피난길을 떠난 어린 에밀리오의 눈을 통해 전쟁이 얼마나 어둡고 괴로운 것인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피난길에 만난 당나귀를 데려가겠다고 떼를 쓸 만큼 아직은 철부지인 에밀리오지만 아이의 눈에도 전쟁은 너무 힘겹고 예측할 수 없는 어두운 것이다.
그래서 지친 밤 잠자리에 들게 된 아이는 두려움과 기대로 다가올 내일을 걱정한다. 오늘보다 맑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기를 소망하면서 ‘내일은 맑을까요?’를 묻는 것이다.2009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나의 마음속은 소년 에밀리오가 던진 그 한마디가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정말, 내일은 맑을까요?’라고.
연말연시 우리가 접하는 뉴스는 그야말로 혼란의 전쟁터다. 10년 전 IMF시기보다 더 어려워진 경제와 가속화되는 양극화와 빈곤의 문제가 우리 서민을 옥죄고 있지만 정부와 국회에서 쏟아내는 정책들은 기업과 부동산 부자들을 위한 구제책일 뿐 국민과 서민의 것은 아니다. 그나마 빈곤대책을 발표하였지만 예산확보가 되지 않은 헛공약에 불과하며,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분하에 대운하를 강행하고, 힘과 돈이 지배하는 언론장악을 목표로 방송법을 개정하려 한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의 명분과 선두에는 경제가 있다. 서민들은 언제 직장에서 쫓겨날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영세자영업자는 당장 내일 문을 닫아야 할지 걱정하고, 추운 겨울 전기와 가스가 끊기고, 아이들은 급식지원이 중단되어 가지만 정부는 경제를 살리고 서민경제를 돕기 위해 기업과 부동산 부자들을 위한 세금감면과 자율화를 추진한다.그렇다면 과연 경제란 무엇일까?
경제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인간의 생활에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생산, 분배, 소비하는 모든 활동, 또는 그것을 통해 이뤄지는 사회적 관계들”을 말한다. 그런데 경제라는 개념을 역사적으로 거슬러보면 동양에서는 ‘경세제민’의 줄임말이라고 하고, 경세제민은 ‘세상을 잘 다스려 백성들이 잘 먹고살도록 구제한다’는 뜻이라 한다.
서양에서는 ‘이코노미(economy)’라 부르는데 이것은 ‘오이코스’(가정, 살림)와 ‘노모스’(관리, 규칙)의 합성어로, 결국 ‘살림살이를 잘하는 것’을 뜻한다. 결국 경제란 살림살이를 말하는 것이고 살림을 잘하는 것은 백성, 가정 구성원이 잘 살도록 하는 활동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그러나 우리 사회는 경제를 살린다는 것이 꼭 이윤을 많이 창출하는 것이고, 돈벌이가 잘 되면 그것이 사회 구성원이나 국민에게 해롭더라 하더라도 의미가 있는 경제활동으로 간주된다. 잘못된 방식과 절차를 통해서라도 이윤을 많이 창출하는 기업은 경제를 살리는 일등공신이 되고, 환경을 파괴하는 무서운 재앙이 있더라도 일자리를 창출하는 운하건설은 경제를 살리는 데 꼭 필요한 일이며,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투기목적의 활동도 눈감아 주어 경제만 살리면 된다는 식이다.빈곤과 양극화라는 현실이 버겁지만 경제를 바라보는 정부와 서민의 기대가 일치한다면 우리의 내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현실은 우리가 바라는 경제와 정부가 살리려는 경제의 불일치에 있다. 무엇이 지금의 거리를 좁혀줄 수 있을지, 무엇이 우리의 희망이 되어 줄 수 있을지 아직은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뿐이다.
임혜경/수원여성회 공동대표(20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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